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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자전거
작성자 손** 작성일 2007.06.02 조회수 1625
아이(둘째) 자전거를 고치다 말고, 문득 든 생각!
서울에 있었으면, 그냥, 새로 사주고 말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큰 아이는 이곳에 온지 사흘 만에 두발 자전거를 배웠다. 2학년 언니의 자전거로 말이다.
전교생 82명(병설 유치원 포함)의 작은 시골 학교. 그래도, 내 생각에는 아이들이 많은 듯 싶다. 이 작은 면 소재지에 이정도 숫자면 많다 싶은 생각은 두 달이 되어 가는 지금도 변함 없다.   1학급 당 10~12명. 보기가 참 좋다. 아이도 좋아 한다. 1,2,3학년은 거의 다가 친구처럼 지낸다.  그러다 보니 큰 아이가 언니 자전거로 배울 수 있었겠지……
자전거를 배우니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읍내에서 자전거를 사오셔서 선물 하셨고, 있던 자전거들은 자연 내리 물림이 되었다. 우리 둘째는 또 헌 것 차지구나…
작은 아이는 ‘똑’ 소리가 나는 녀석이다. 물렁한 큰 아이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아이다. 서울에서는 언니와 어린이집/ 유치원을 같이 다녔고, 언니가 입학한 학교 병설 유치원을 다녔다.  적극적인 녀석이라  적응도 빠르고, 친구 관계도 좋으니 엄마/아빠 입장에서는 편한 아이다.              
큰 아이는 좀 달랐다. 부끄럼이 많고, 잘 울고, 집 밖에서는 눈에 잘 안 띄는 조신한 아이다.  학기 초, 아이들 엄마는 매우 힘든 시절을 보냈다.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교실(1학년) 밖에서 기다리다가 데려오고, 그랬다. 1학년 엄마들이 으레 거치는 과정을 겪어 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둘째 아이가 많이 이해하고, 잘 처신 해 주어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는 아내의 얘기가 있었다.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지 않기로 우리 부부가 합의 한, 그때부터 우스운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두 녀석이 같이 다니니 ‘좋구나’하며,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던 우리 부부에게 둘째가 우스운 얘기를 해 주었다.  언니가 매일 등교 길에 운다는 것이다. 그런 언니를 달래서, 손잡고 학교로 이끌어 간다는 아이의 얘기는 웃을 수만은 없는 얘기였다.
큰 녀석은 울면서 등교하는 일이 불거진 이후, 부쩍 학교 가기 싫다는 얘길 자주 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큰 아이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었고, 둘째는 더 ‘스스로’가 되어 갔다. 다시 엄마와 등교가 시작되었고, 아내는 학교에 묶이고 말았다.  우리 아이 반은 다른 반과는 달랐다. 엄마들의 커뮤니티가 무지 많았다. 엄마들은 무척 초조해 했다. 엄마들이 교실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나도 두 차례 목격한 바이다. 아이 교실에 세 번 가서 두 번을 봤다. 교사는 지도자가 아니라 검사하는 사람, 엄마들은 책상 사이를 누비며 아이들을 돕고, 난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며 지켜 봤다.  1학년은 그런가 보다 했었다.
  
전화가 왔다. 둘째다. 막내는 절 바꾸라며 뒤에서 시끄럽게 군다. 자전거 얘기를 한다.
해지기 전에 시승 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겠다.  
우리 식구들은 지금 달라져 있다.  여러(얘기하기에 긴) 일들로 전학을 결심했고, 그렇게 실행에 옮겼다.  큰 아이는 오늘 아침에도 엄마와 싸워 울었다. 그러나, 울게 된 이유가 달라졌다.  ‘학교 가기 싫어!’ 에서, 치마 입으면 노는데 불편하니 청바지를 입겠다며, 티격태격 했다. 학교 갈 때도 뛰어서 간다. 언니와 동생의 관계도 회복 했다. 언니가 언니다워져 있다.  엄마도 자기 일을 만들어 거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아내는 내가 더 이상 신경(상관) 쓰지 말았으면 한다. 난, 그렇지 않다. 우리 아이들(세 녀석 모두 그 학교에서 공부 해야 했다면, 그때 내가 지금의 누구처럼 싸우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에게 상관 없다고 끝이 아니며, 지금 남아 있는 그 아이들도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친구니까, 좋은 선생님께 배울 권리가 있으니까…..
애들 엄마는 얘기 한다. 오늘에 자신이 그 현장에 있었으면, 교체에 한 표를 던지겠다고.
그리고.           그때. 내가 옆에 있어 주어야 한다고.  우리 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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