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바란다
통?폐합된 동사무소를 활용한 중증장애인의 쉼터와 재활공간이 필요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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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 | 작성일 | 2007.10.10 | 조회수 | 1558 |
“언제인가부터 방 커튼의 꽃무늬 개수를 세는 버릇이 생겼다. 현재 1043개까지 세어 보았으나 커튼에 그려져 있는 것의 반 정도를 센 것에 불과하다. 바람에 커튼이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활동보조인 아주머니가 커튼을 건드리면 어디까지 세었는지 위치를 금세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세어야할 꽃무늬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커튼의 꽃무늬를 다 세고 나면, 그 다음은 무엇을 세고 있어야 할 지 걱정이다. 교통사고로 목 아래를 움직일 수 없게 된 그 날 이후 내가 찾게 된 유일한 오락이자 삶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여러분에게 일어난다면 어찌하겠습니까? 삶에 대한 의미를 잊은 채 목숨만 이어가는 주인공을 한심하게 생각하며 자신은 좀 더 의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을 하겠습니까? 절대 나에겐 일어날리 없는 일이라며 생각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과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위와 같은, 혹은 그보다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무서운 사실은 언제 어떤 이유로 나 또한 위의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2007년 210만 명을 넘었습니다. 비등록 장애인을 감안하면 그 수가 약 400만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중 매우 거동이 힘든 1-2급 장애인은 54만 명입니다. 대략 전체국민 10명중 한 명꼴로 장애를 갖고 있으며 100명중 1명 정도는 아주 심한 장애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해마다 수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수가 대략 60만 명 정도임을 감안해 보면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할 정도로 장애인을 쉽게 접할 수 없습니다. 이는 중증 장애인 대부분이 서두의 글처럼 천장만을 바라보며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수의 장애인들이 외부와의 소통을 포기한 채 타인의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그런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다행입니다. 노동력을 상실하여 생활비를 해결할 길이 없는 마당에 간병인, 생활 보조인을 두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며, 현재 대한민국 장애인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그렇다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누구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그 책임과 고통은 고스란히 가족에게로 넘어갑니다. 어머니, 아버지, 형, 동생…. 결국 400만 명이라는 장애인의 숫자는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장애로 인해 크고 작게, 또는 직․간접적으로 고통 받고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성북구는 동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통․폐합안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30개의 동사무소 중 20개의 동사무소만 남고, 폐쇄되는 10개의 동사무소를 주민 복지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에는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평생학습 시설이나 도서관, 보육시설, 마을회관 등과 같은 시설로 리모델링하여 주민 의사통의 장으로 탈바꿈 하게 되면 주민 복지와 문화수준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주민’에는 현재 장애인이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장애인은 어쩔 수 없이 일반인과 ‘다른 점’을 갖게 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다른 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맞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남자와 여자 화장실이 따로 있듯 장애인을 위한 복지, 문화시설은 꼭 별도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인 장애인의 권리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틀리다고 한다면 사실 더 이야기 할 것이 없습니다. 동의는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라고 한다면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번 성북구 동 통폐합으로 인한 잉여 동사무소는 장애인들에게 이제까지 다하지 못한 국가의 의무를 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10개중 다만 한 두 개만 장애인을 위한 시설로 탈바꿈하여 장애인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되어도 늘 소외되어있는 장애인의 몸과 마음에 큰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성북구를 위해 애쓰시는 구의회 의장님 및 의원님! 저희가 요청하는 중증 장애인 쉼터 개설 과 관련하여 분명 혐오시설 설립이라는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은 장애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장애인 아들․딸을 둔 아버지, 어머니가 마음의 짐을 잠시 맡겨두고 열심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반인이 자신이 누리고 있는 당연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들인지 일깨워 주는 곳입니다. 즉 사회 전체의 정서가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지도록 만들어 주는 곳인 것입니다. 성북구 장애인 연합회 회장 신 강섭 한국장애인정보화 협회 성북 지회장 이 지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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